템페스트 (TEMPEST)
템페스트(TEMPEST)는 전자 장비가 작동하면서 의도치 않게 내보내는 전자파 등의 방사(compromising emanations)를 통해 처리 중인 정보가 새어 나가는 보안 취약성과, 이를 막기 위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보안 기준을 함께 가리키는 코드명입니다. 전류 흐름이 도체 안에서 변할 때는 본질적으로 전자파가 발생하므로, 디지털 회로의 펄스를 수신기로 포착해 평문 데이터를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흔히 “일시적 전자파 방사 감시 기술(Transient Electromagnetic Pulse Emanation Surveillance Technology)” 등의 약어로 소개되지만, 이런 풀이는 나중에 붙인 것이고 원래는 약어가 아닌 코드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협과 기준의 구분
- 위협: 장비에서 나오는 전자파, 전원선과 신호선을 따라 흐르는 전기 신호, 소리와 진동 같은 부수적 방출을 가로채 정보를 복원하는 공격입니다. 부채널 공격의 한 종류로 볼 수 있습니다.
- 기준: 정부·군사 시설의 장비가 허용되는 수준 이상의 방사를 내지 않도록 정한 시험 및 인증 기준입니다. 미국 NSA의 TEMPEST 기준과 NATO의 SDIP-27 기준이 대표적이며, 이런 보안 분야를 EMSEC(방사 보안)이라고도 부릅니다.
반 에크 프리킹
1985년 네덜란드 연구자 빔 반 에크(Wim van Eck)는 비교적 저렴한 장비로 떨어진 곳에서 CRT 모니터의 전자파를 수신해 화면 내용을 재구성할 수 있음을 공개 논문으로 보였습니다. 이후 이런 공격을 반 에크 프리킹(Van Eck phreaking)이라고 부르며, 군사 기관 밖에서도 방사 보안이 현실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실제 사례
- 키 입력: 키보드의 키를 누를 때마다 미세한 전자파가 생깁니다. 적절한 장비를 갖춘 공격자는 이를 가로채 비밀번호를 포함한 입력 내용을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 모니터 방출: 화면을 그리는 신호도 전자파를 방출하므로, 이를 재구성하면 화면에 표시된 기밀 문서나 메시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와의 관계
하드웨어 지갑과 암호 칩도 같은 원리의 공격 대상이 됩니다. 연구자들은 서명 연산 중 기기의 전력 소비나 전자파를 측정해 개인 키를 추정하는 공격(전력 분석, 전자파 분석)을 여러 차례 시연했습니다. 그래서 하드웨어 지갑 제조사는 이런 측정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보안 칩(secure element)을 쓰고, 연산 시간과 전력 소비가 처리하는 비밀값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구현합니다. 기기를 다른 사람이 물리적으로 다룰 수 있게 두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응 방법
- 차폐: 민감한 장비나 방 전체를 전도성 물질로 감싸 전자파 방출을 억제합니다.
- 필터링: 전원선과 신호선에 필터를 달아 정보 유출과 관련된 주파수를 차단하거나 감쇠합니다.
- 거리와 위치: 민감한 장비를 창문이나 공유 벽처럼 도청이 가능한 지점에서 멀리 둡니다. 정해진 통제 구역 밖에서는 신호가 충분히 약해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TEMPEST 공격은 전문적인 지식과 장비가 필요하지만, 매우 민감한 정보를 처리하는 환경에서는 여전히 현실적인 위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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