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신호 (Black)
블랙 신호(Black)는 TEMPEST에서 암호문을 전달하는 전기 배선이나 신호를 가리키는 말로, 이런 신호는 노출되어도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반대로 암호화되지 않은 기밀 평문을 전달하는 배선과 신호는 레드(Red)라고 부르며, 두 영역을 엄격히 분리하는 원칙을 레드/블랙 분리라고 합니다.
TEMPEST란
TEMPEST는 전자 장비가 의도치 않게 내보내는 전자기 방사, 전도 신호, 소리 등(누설 방출, compromising emanations)을 통해 기밀 정보가 새어 나가는 문제와 그 대책을 가리키는 미국 정부의 코드명입니다. 흔히 알려진 약어 풀이는 나중에 붙은 것으로 봅니다. 모니터나 키보드 케이블의 방사만으로 화면이나 입력 내용을 원격에서 재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비와 시설을 설계하는 기준이 만들어졌습니다.
레드/블랙 분리
- 레드(Red): 평문 기밀 정보를 처리하는 회로, 배선, 장비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방출은 내용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으므로 차폐, 필터링, 통제 구역 안에서의 운용이 필요합니다.
- 블랙(Black): 암호화 장비를 거친 암호문이나 비기밀 정보만 다루는 회로와 배선입니다. 누군가 이 신호나 그 방출을 가로채더라도 얻는 것은 암호문뿐이므로, 통제 구역 밖으로 나가는 외부 회선에 쓸 수 있습니다.
- 경계: 암호화 장비가 레드와 블랙의 경계 역할을 합니다. 평문은 레드 쪽 입력으로 들어가고, 암호화된 결과만 블랙 쪽으로 나갑니다.
왜 분리하는가
레드 배선과 블랙 배선이 가까이 지나가거나 전원·접지를 공유하면, 레드 신호가 전자기 결합(누화)으로 블랙 배선에 실려 외부로 새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암호화를 했더라도 평문이 부채널로 유출됩니다. 그래서 설치 기준은 레드와 블랙 장비·케이블 사이의 거리, 별도 전원과 접지, 필터, 차폐 등을 정합니다. 블랙 쪽을 레드만큼 엄격히 차폐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그 쪽 신호가 이미 암호화되어 있어 방출이 새어도 평문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제와 한계
- 블랙이 「안전」하다는 판단은 쓰인 암호와 키 관리가 충분히 강하다는 전제에 기대고 있습니다.
- 트래픽의 양이나 시점 같은 메타데이터는 암호화된 블랙 신호에서도 드러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블랙 신호는 레드/블랙 분리에서 암호문만 다루는 쪽을 가리키며, 평문을 다루는 레드 영역의 누설 방출이 블랙 회선으로 섞이지 않게 하는 것이 TEMPEST 설계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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